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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클래지콰이 덕후의 2013 공연 짧은 후기 @ 대전 정심화홀

피에로기 Kim 2014. 5. 3. 11:46

클래지콰이. 내가 꾸준히 챙겨 듣고 그들의 음악에 내 피같은 돈을 기꺼이 지불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함) 뮤지션 중 하나다. 
그들을 알게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가.. 한 친구가 "야! 이게~요새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듣는 노래래!!" 라며 아이리버 MP3를 건네 주었고
그 때 들었던 '내게로 와'는 뭔가 오묘하게 내 귀를 사로 잡았었던 것 같다. 어..? 이런 노래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 본다..라는 느낌 그리고 대딩들이 듣는 음악을 
고딩인 내가 함께 듣고 있다는 약간의 우쭐함(?)도 있었던 것 같고. 하하하핳! 어찌되었든 클래지콰이의 음악은 당시 대중가수들의 것과는 달라도 달랐다.

그렇게 동경하던 대학생활을 하게 되고 드디어 2006년 여름, "클래지콰이"의 라이브 공연을 직접 보게 되었다..그것도 정말 우연히.. 
고연전 구경 갔다가 야외무대가 있길래 자리 잡고 보고 있는데 갑자기 클래지콰이가 초대가수로 나온 것이다.
그 날을 절대 잊을 수도 없는 것이 클래지콰이를 공연을 처음 봤었던 것 뿐 아니라 호란의 돌발행동이 나를 매혹(?)시켰기 때문..
아주 선명하게 기억하는데 그녀가 무대 올라오자마자 모교 응원가인 "아카라카초"를 우렁차게 외치면서 "연세대 화이팅!!!"을 질렀었다. 그곳에 있던 모두가 5초 가량 벙-쪘는데 나는 그렇게 수많은 관객들을 일순간에 침묵하게 만든 그녀의 쇼맨십이 좋았고 자신감있는 무대매너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교포 생활 좀 한 것 같은 발음에 진성, 가성 넘나드는 라이브는 말할 것도 없었다. 

클래지콰이를 직접 보기 전까지 내게 있어 알렉스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는데 이 안암동 라이브 공연을 보고 완전한 팬이 되었다.
노래하면서 팬들의 휴대폰을 들고 노래를 해준다든가 하나하나 눈맞춤을 해주고 손을 잡아 준다든가 팬들이 원하는 짓!!을 알아서 척척 해주는 무대매너가 놀라웠다.
그런데 그것이 전혀 가식적으로 보이지 않았고 공연을 팬들과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아마 누군가 그때 날 봤다면..내 눈은 하트 뿅뿅이었을 듯..
아무튼 무대도 참 작고 음향장비도 허술 했는데 호란, 알렉스..그들은 프로였다.   

 

그 후로는 꾸준히 신보 챙겨 듣고 알렉스 솔로 앨범, 이바디, 플럭서스 활동 지켜보고 예능, 드라마, 토크쇼, 라디오 하는 모습들 보면서 
나이도 훨 어린 내가 괜히 엄마 미소 지으며 뿌듯해 하고, 불미스러운 있을 땐 잠시 기다려주기도 하고 그랬다.
이렇게 글쓰며 되돌아 보니 클래지콰이를 향한 나의 10년짜리 팬심이 구체화 되는 것 같네. 
작년에는 오랜만에 그들의 전국투어가 있어서 대전공연을 직접 가게 되었고, 후기는 이렇게 해가 바뀐 후 쓰고 있다. 


공연장은 충남대학교 정문으로 들어오면 바로 있는 "정심화 홀"이었다. 처음 가본 곳이었지만 다행히 중-소극장 규모라 정말 가까이서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Gentle Rain, 춤, 날짜변경선 등등. 내가 최애하는 곡들을 불러줘서 간지러운 곳을 팍팍 긁어주는 공연이었다 ㅠㅠㅠ으아아앙 사랑해요. 

이 날 맨 앞 좌석 이었기 때문에 무대에 붙어서 공연을 즐겼고 나는 알렉스의 쓰담쓰담(a.k.a 알렉스의 조련) 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_-v
무대 효과도 충분히 압도적이었지만 호란, 알렉스, 클래지 단 세사람이 뿜어내는 무대매너, 라이브 실력은 무대효과 그 이상!! 최고였다.
그들은 관객과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는게 무엇인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만큼 관객들도 최선들 다해 반응 했고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뜨거웠다. 분위기 진짜 좋았다. 마지막에 알렉스도 조금 감동했는지 눈물도 보였고..  

 

클래지콰이의 새로운 공연 패턴인 신나는 곡 - 차분한 곡 - 신나는 곡으로 계획했던 공연 순서가 끝나고 앵콜곡 겸 마지막 엔딩은 타이틀곡이었던 "러브레시피" 로 마무리 하였다.  

팬들에게 달달하게 굿바이 해주던 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이렇게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 나는야 행복한 팬 으하하하핳.



10년이 흐르며 내 신분은 학생에서 회사원이 되었다. 하지만 클래지콰이의 음악을 들으면 회춘한다. 



왜냐 클래지콰이의 앞에선 내게로 와를 처음 듣고 설레던 18살 여고생이 되기 때문에...ㅋㅋㅋ 그들도 분명 10년의 세월이 흐른 건데 내눈엔 처음 본 그대로 같다. 
내가 뭐가 씌여도 한참 씌인거 같다.  



새앨범이 또 나오고 공연을 빨리 하면 좋겠다. 당연히 보러 갈거다. 클래지 콰이의 콘서트는 언제나 기회비용 없는 "뽕" 뽑는 공연이니까! 

클래지콰이, 세션여러분. 대전 관객 분들!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잘 놀다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