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록/경상도

[남해] 다락게스트하우스에서의 여름밤.

피에로기 Kim 2015. 7. 27. 20:40

​오래된 친구들과 작년 부터 여름 휴가를 함께 보내고 있다. 다들 참 나이도 먹고 돈을 벌면서 부터 이렇게 시간도 보내고, 좋은 거 먹고. 좋은거 보고.
올해의 목적지도 역시나 남쪽. 경상남도 남해군. 다들 수도권에서 자란 아이들이니 ㅎㅎㅎ 남쪽에 대한 동경이 크다.
남해는 3년 전 여수에서 배를 타고 두어번 갔었다. 지금은 그 배편이 없어졌지만.. 육지에서는 2시간 남짓 걸릴 거리가 바다길로는 30분 만에 도착했었지! 신기신기. 




다시 찾은 남해는 여전히 싱그럽고 예뻤다 ㅠㅠ 산과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또 없을듯..
관광지답지 않게 인심도 참 좋코..경상도 특유의 츤데레랄까..
직접적으로 웃어주거나, 말을 잘 건네주시는 건 아닌거 같은데 뒤돌아 보면 내가 완전히 챙김 당했던 거였구나. 그런 기분ㅋㅋㅋㅋ




이번 남해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우리가 머물 숙소 정하기.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여행의 팔할! 여행의 극치!
나는 숙소라 생각한다.
어쨌든 여행에서 몸도 마음도 잘 쉬어야 되는 거니까. 작년도 그렇고 친구들과 여행할 때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한다.
펜션을 빌리기는 가격도 부담스럽기도 하고, 뭔가 펜션의 개념 자체가 매력이 없고 ㅎㅎ 개인 침대를 쓰고 싶기도 하고.
뭐니뭐니해도 게스트하우스 나름의 분위기를 다들 좋아해서!

그래서 이번에도 게하로 선택. 남해에도 운영 중인 게하가 꽤 있었다.
몇 곳에 연락을 해보고 최종적으로 우리의 Feel이 꽂혔던 곳은 남해군 홍현리 무지개로 (동네이름도 참 예쁘다 ㅎㅎ) 에 위치한
다락게스트하우스. 





사촌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하고 여섯시 즈음 도착한 게스트하우스. 해수욕장에서 차로 15-20분 정도 였던 거 같음.
다들 해수욕하고 물 안떨어질 정도로 대충 말린 상태로 입실이라 주인 아저씨 당.황. ㅋㅋㅋㅋㅋ
너무 죄송해서 모래 안떨어지게 정말 조심조심 입실. 샤워하고 화장실도 깨끗하게 뒤처리 해주고.
아저씨께서 참 배려 있으신게 빨래 말리라고 밖에 빨래대 내놔주심. 츤츤.





주인아저씨가 이상은 참 좋아하시는 모양. 계속 이상은 노래 나옴 ㅋㅋㅋㅋ
여기는 가정집처럼 잘 정돈된 1층 공용공간과 주방겸 카페. 내가 제일 좋아했던 곳 :-)
젬베도 있고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주방 왼편구석에는 벽난로도 있었다. 겨울에 오면 다른 느낌으로 좋을듯.







우리가 예약한 도미토리룸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찍은 창문.
요로코롬 집에 창문을 내어 간접조명으로 이용하는 게 참 마음에 든다.



으헤헤헤헤. 빨간머리앤 다락방에 놀러 온 것 같은 기분!
(실제로 앤셜리 인형이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대마다 창문이 있어서 완전 감동 ㅠㅠㅠㅠㅠ 
그리고 하얀 매트리스에 햇볕냄새가 나는 바삭바삭한 워싱면 이불. 하아. 이거에 또 한번 심쿵.   



내가 게하를 갈 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언제나 "청소가 잘되어 있느냐!".
숙소가 싸든 비싸든 손님을 맞을 때 중요한 건 어찌되었든 "청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ㅋㅋ
여기는 내가 가본 게하 중에 호텔급으로 깨끗한 곳으로. 인정.  




잠 정말 푹자고. 차멀미로 어질어질했던 내 속도 풀고.
알람에 내 몸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햇빛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 이 상쾌한 기분!!!!!!!!
피곤하지 않게 일어나는 거. 얼마만인가 ㅠㅠㅠㅠ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며 이게 꿈이여 생시여.
정신 차리고 1층에 내려와서 주인 아저씨에게 브런치 주문 하고 게하 주변 아침 산책!





​산책..이라고 해봤자 아침 공기 흡입하며 집주변 돌기. 이불 빨래 말리는 거 너무 이뻐서 한 컷.
그래.. 이불은 이렇게 말려야지. 내가 빨면 항상 왜 쿰쿰한 냄새가 나나 했더니.. 나도 이렇게 짱짱하게 빨래 말리고 싶다.


​쨔잔!
영혼을 울리는 다락 게스트하우스의 브런치. 가격도 착해용. 단돈 오천원.
베이글. 계란. 올리브오일에 버무린 바질,토마토,상추들, 요거트 그리고 정말 고소했던 커피.




나무 숟가락으로 떠먹는 요거트. 블루베리베이글도 쫠깃쫠깃.
샐러드도 올리브오일로만 드레싱해서 야채 본면의 맛이 팍팍 씹혀짐. 가끔 먹다가 바질향이 입 안에 확 감돌 때 두 배로 행복해지고 ㅋㅋㅋ
다락게하 브런치는 사랑입니다. 꼭 오셔서 먹어야 합니다. (진지)
꺄아. 좋은 사람들과 그저 웃고 떠들고, 먹고. 이런게 여행 아니겠냐며!!!!!​



읽고 싶은 책들도 많이 있어서 딱 일주일만 이 곳에서 조용히 지내다가 가고싶었다.
좋은 공기로 내 찌든 세포들 인공호 흡좀 해주고, 머리도 비우고 싶고.
조만간 여유가 생겨 다시 이곳에 오면 좋겠다.  



쓰지 못한 방명록. 블로그로 대신 할께요. 데헷. ​​



짧고 짧은 하루였지만 정말 잘 머물다 가요.
남해게 간다면 다락게스트하우스에서 그냥 푹. 아무 생각 말고 쉬었다 가세요.
그리고 아침에는 주인아저씨의 소울푸드급 브런치로 스스로 대접 받는 기분도 좀 내고요. 히히.
올해 여름 님해 안녀어어엉~